성명보도자료
[제42호 성명서 2026. 2. 12.] 4심제는 경제적 강자를 위한 시간끌기 헌법 질서 훼손하는 재판소원법 강행을 중단하라



성 명 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해 온 헌재법 제68조의 핵심 문구를 삭제하여,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다시 헌법재판소에서 다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4심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입법이다.
첫째, 헌법 제101조 정면 위반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01조는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명시한다. 이는 국민이 스스로를 위해 설계한 국가 권력구조의 핵심 장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다시 헌법재판소에서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최고법원의 최종성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절차 개선이 아니라 사법권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문제로서, 법률 개정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 전체 헌법 체계를 변경하는 문제이므로 개헌 사항이다. 헌법재판소법만 고쳐 우회적으로 4심제를 도입하는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다.
둘째, 개정안은 소송비용만 과다하게 지출케 하는 희망고문이다.
재판소원은 이미 3심을 모두 거친 패소 당사자에게 또 하나의 불복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이는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 4심제다. 그 결과는 소송 종결 지연, 소송비용 폭증, 법적 안정성의 심각한 훼손이 될 것이다. 재판소원 인용 가능성은 극히 낮으면서 분쟁은 수년 더 이어지게 된다. 소송비용만 과다하게 지출케 하는 희망고문이 될 것이다. 이는 국민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거짓 가면에 기대어 기대만 부풀리는 고비용·저효율 제도이다.
셋째, 개정안은 경제적 강자에 유리한 구조이다.
재판소원은 구조적으로 경제적 강자에게 유리하다. 대기업은 자금력으로 끝까지 다툴 수 있지만, 중소기업과 개인은 장기 소송을 감당하기 어렵다. 분쟁에서 대기업이 헌법재판소까지 사건을 끌고 가며 시간을 지연시키는 경우, 개인이나 중소기업인 상대방은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넷째, 개정안은 헌법상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헌법 제27조 제3항에 의해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그런데 개정안에 의하면 대기업 등 경제적 강자가 헌법재판소까지 사건을 끌고 가며 시간을 지연시키는 경우, 개인이나 중소기업인 상대방은 끌려갈 수밖에 없다. 또한 무죄가 확정된 사건조차 재판소원으로 다시 끌려갈 수 있다. 이는 형사사법의 안정성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으며,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위반이다. 결국 이 제도는 약자 보호가 아니라 강자의 시간 끌기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다섯째, 사법개혁이 아닌 권력 구조 재편 시도이다.
확정판결마저 다시 뒤집을 수 있는 길을 여는 발상은 개혁이 아니다. 이는 삼권분립의 균형을 허물고 권력 구조를 재편하려는 시도로 비친다. 사법 불신을 이유로 또 다른 심급을 만드는 방식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 오히려 사법에 대한 신뢰를 더욱 훼손하고, 국가 권력 간 충돌과 혼란을 증폭시킬 위험이 크다.
우리는 요구한다. 재판소원법 강행 처리를 즉각 중단하라.
사법개혁은 권력 확대가 아니라, 절차의 효율성과 공정성 강화라는 본질적 방향에서 재검토하라. 헌법은 권력을 제한하기 위해 존재한다. 헌법을 우회하는 입법은 결코 개혁이 될 수 없다. 재판소원 도입은 사법 신뢰 회복의 길이 아니라, 법적 안정성과 삼권분립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시도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26년 2월 12일
(사)착한법 만드는 사람들 상임대표 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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